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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나우강보다 오래 남은 한 그릇의 기억 | 미주중앙일보

    오래 끓인 소고기와 감자, 당근, 양파가 부드럽게 어우러지고, 그 위로 헝가리 음식의 상징인 파프리카 향이 천천히 올라왔다. 첫맛은 따뜻했고, 뒤이어 은은한 단맛과 깊은 향이 남았다. 맵다는 표현보다는 부드럽고 깊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한 나라의 음식은 단지 맛의 문제가 아니다. 땅에서 나는 재료와 그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노동, 계절을 견뎌낸 방식이 함께 스며든다. 굴라쉬가 목동의 솥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은 이 음식이 지금도 많은 이에게 편안한 식사가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한국 사람에게 된장국이나 설렁탕이 주는 위로가 있듯, 굴라쉬도 낯선 도시에서 이상하게 친숙한 온기를 전했다. 멀리 떨어진 유럽의 음식이지만, 추운 날 몸을 데우고 긴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국물의 힘은 어디서나 비슷했다. 그래서인지 굴라쉬를 먹는 동안에는 화려한 야경을 보았다는 감탄보다, 이 도시가 한결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다페스트 전통시장 그랜드마켓홀. 파프리카의 붉은 기억

    1주 전
  • 이렇게 먹는다고? 복싱 선수가 메시 식단에 기뻐한 이유

    과연 식단은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채식과 육식 중 운동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식단은 무엇일까? 최근에 오랫동안 품고 있는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는 다큐멘터리를 찾았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음식이 나를 만든다 : 쌍둥이 실험>다. 이 다큐가 흥미를 끄는 이유는 실험 대상이 쌍둥이라는 점이다. 다큐에 출연한 스탠퍼드 대학교 소속 영양학자 크리스토퍼 가드너는 "영양학 연구의 큰 난제는 모든 사람이 독특하다는 점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각자 달리 반응한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몸은 전기만 공급하면 움직이는 기계와는 다르다. 식습관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수면, 운동 강도와 양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준다. 유전자가 같은 사람들인 일란성 쌍둥이를 실험 대상으로 한 이유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쌍둥이로 하여 유전적인 요소를 통제한다. 실험은 8주 동안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1주 차부터 4주 차까지는 연구자가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다.

    2주 전
  • 독일 유학파 베테랑 연주자의 월급명세서...말문이 막힌다

    이렇듯 사랑받는 교향악단에서 연주하고, 그 무대가 나고 자란 곳에 있으니 감회가 남다를 만하다. 하지만 이 베테랑 연주자는 청주시향을 그저 "삶의 터전"이라고 말한다. 예술을 묘사할 때 흔히 동원되는 미사여구를 기대한 나로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혹시 갑작스레 답하느라 최선의 표현을 고르지 못한 건 아닐까? 다시 물었지만,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진솔한 고백이었다. 교향악단의 무대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음악을 선사하는 공간이지만, 그 선율을 만들기 위해 단원들은 먹고 살아야 한다. 그들이 빚어내는 음악에 환호하는 관객들조차 이 사실을 쉽게 잊는다. 음악을 만드는 일이 생계를 책임지는 노동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6월 22일,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노조 조끼를 입고 있었다. 무대 밖에서 연주자를 만난 일이 없는 내게 연주복이 아닌 의상은 낯설게 보였다. 어쩌면 그에게도 낯선 경험일지 모른다. 노조가 만들어진 게 불과 3년 전이고, 그가 단복을 입고 무대에 선 세월은 그보다 훨씬 길기 때문이다.

    3주 전
  • [인터뷰] “목판서각의 핵심은 '치목'...나무와 기 싸움 끝에 글자를 세웁니다" - 시민의소리

    생목이 뒤틀리지 않도록 두 계절 이상 숨 쉬게 하는 일. “원래는 2년쯤 말려야 제맛이 나는데, 이번엔 일정이 촉박해 1년만에 대화를 끝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세웠다 눕혔다 하며 고무망치로 두드려 소리를 들어요. 깡깡 메마른 소리가 나면 아직이고, 숭숭 숨 쉬는 소리가 들리면 비로소 손을 댑니다.” 설치 과정도 까다롭다. 그는 못을 쓰지 않는다. “앞에서 못을 박으면 물을 먹고 썩어요. 뒤틀림을 잡아주는 장부짜임으로 기둥과 주련이 서로 물리게 해야 합니다.” 마감은 전통 먹물이다. “먹물이 방부 역할을 해요. 이후 단청이 올라가도 글씨의 기운은 죽지 않지요.” 무엇보다 서각의 생명은 붓맛을 칼끝으로 옮기는 데 있다. 원본 서체를 기준으로 크기와 간격을 다시 배열한 뒤, 획의 시작과 끝, 힘의 방향을 칼의 각도로 번역한다. “같은 글자도 다 달라요. 금강경의 ‘불(佛)’도 쓸 때마다 다르잖아요. 그 차이를 그대로 새기는 게 제 일입니다.

    4주 전
  • 바게트에 고추장과 간장을 이렇게...아는 맛이 더 무섭다

    꽁보리밥 찬물 말아 풋고추 된장 찍어 먹는 소박한 일상이 있었고, 하얀 쌀밥 찻물 말아 구운 굴비 올린 호사도 있었다. 쌀밥은 제삿날이나 되어야 맛볼 수 있어, 겨울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원망도 했더랬다. 내가 오래 품고 살아온 여름의 맛은 그 둘 사이 어디 쯤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여름 ▲장떡매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먼저 오고, 풋고추 향이 천천히 번진다.김재근 여름이 깊어지면 어머니는 장떡을 만드셨다. 풋고추 송송 썰어 넣고 밀가루 체에 곱게 내려, 절반은 조선간장으로 절반은 고추장으로 간을 맞춰 되직하게 반죽하여 너른 그릇에 얇게 펼쳤다. 검은깨 하얀깨 거짓말처럼 뿌렸다. 가마솥에 채반 걸쳐 중탕으로 앉히면 정지는 장작 타는 내음과 뜨거운 김으로 천천히 차올랐다. 문지방 넘어온 바람이 장떡 냄새를 실어 나르고, 처마 끝에서는 제비가 낮게 날았다. 익은 장떡은 뒤꼍 그늘에 식혀 강정처럼 모양 좋게 썰어 정지 설강에 올려두었다. 화려한 음식은 아니었다.

    1주 전
  • 구혜선 "1년 동안 고시원 생활…공용 샤워실 불편하지 않아"

    이어 "청소가 1분 만에 끝나서 너무 좋았다"며 "집에 있을 때는 뭐가 많이 필요한 것 같은데 고시원에서 살 만큼의 물건을 정리해 보니까 필요한 게 별로 없다"고 전한다. 또한 구혜선은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6년 동안 거의 같은 옷만 입었다. 옷이 많으면 오히려 입을 옷이 없지만 옷이 하나만 있으면 이것만 입으면 된다"고 같은 디자인의 옷을 여러 벌 맞춰 입게 된 배경을 밝힌다. 이에 김주하가 "딸이 여배우고 톱스타였는데 부모님이 괜찮다고 하시냐"고 묻자 구혜선은 "그냥 부모님이 저를 싫어하세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엄마의 소원이 '제발 옷 좀 사라는 것'"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긴다. 구혜선은 이처럼 극단적인 최소화의 삶을 추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겪으며 '내가 죽으면 이 많은 짐을 누가 치우지'라고 생각했다"며 "반려견이 집안의 물건을 씹어 먹으니까 그다음부터 물건을 하나씩 다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해 공감을 자아낸다.

    1주 전
  • AI에게 육아를 대신해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10분 소개팅'이 유행이라고 한다. 열 쌍의 남녀가 10분씩 자리를 바꿔가며 대화하고,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앱으로 애프터를 신청한다. 시간 낭비 없이, 조건에 맞는 상대를 효율적으로 걸러내는 방식이다. 연애도 이제 효율성 최적화의 대상이 됐다. 내가 연애하던 시기의 끝자락엔 밥도 안 먹고 차만 마시는 소개팅이 등장했는데, 그것도 참 매정하다 싶었었다. 그런데 이제는 10분 소개팅이라니, 어쩌면 이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리고 이시대 효율성의 극치는 AI로 대변된다. 알고리즘에 따라 AI가 모든 걸 대체해 준다. 주식의 PER을 계산해 주고, 보고서의 근거와 출처를 찾아준다. 유튜브는 내가 볼 영상을 먼저 알고, 쇼핑몰은 내가 살 물건을 미리 추천한다.

    3주 전
  • 민간어선 ‘의무화’ 됐지만… 해군, 구명조끼 상시착용 규정 없었다

    숨진 병사의 구명조끼가 격실 안에서 발견된 점을 고려하면 사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정확한 사고 경위와 실외 갑판으로 나간 이유는 군 당국의 조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병사가 근무를 마치고 격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밖으로 나갔다면 야식을 먹거나 흡연을 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했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취사장과 화장실은 모두 함정 내부에 있어 이를 위해 실외로 나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상추락 사고에 대비해 해상 임무 중 전 승조원이 조난자 무선식별장치(RFID)를 소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해군은 RFID를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간어선의 경우 이달부터 외부에 노출된 갑판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구명조끼 착용 의무가 적용되고 있다. 해양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매년 반복되자 기상 상황이나 승선 인원과 관계없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강화한 것이다.

    2주 전
  • 고소영이 먹은 부라타 치즈…알고보니 '이것'도 많다

    따라서 체중을 관리하고 있다면 부라타 치즈를 주재료처럼 많이 먹기보다 샐러드에 적당량 곁들이는 것이 좋다. 한 번에 약 80~100g 정도면 단백질을 보충하면서도 과도한 지방과 열량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보관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탈리아 카메리노대학교와 페루자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2011년 이탈리아 풀리아 지역에서 생산된 부라타 치즈를 분석한 결과, 부라타는 수분 함량이 높은 신선 치즈로 미생물학적 품질 관리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 함량이 높아 일반적인 경성 치즈보다 신선도가 빨리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개봉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하더라도 오래 두지 말고 우유 특유의 신선한 향 대신 신맛이 나거나 표면 색이 변하는 등 이상 징후가 있다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임신부와 65세 이상 고령자, 암 치료 중인 환자나 장기이식 환자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리스테리아 감염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1주 전
  • "채식만 하면 끝?"… 전문가가 꼬집은 혈관 건강의 오해

    자신의 혈관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이 교수는 객관적인 장비를 통한 검진을 권했다. 이 교수는 "경동맥 초음파를 통해 전신 혈관의 상태를 비추는 창을 확인해야 하며, 뇌의 혈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MRI) 및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을 찍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교수는 "진짜 문제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뇌에서 터져 나오는 도파민이 위를 확장시켜 과식을 유발하는 데 있다"며 "특정 음식을 무조건 끊기보다는 2주나 한 달에 한 번으로 빈도를 제한하는 전략적 절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식사 시 채소를 먼저 섭취하여 포만감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혈관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혈관 건강의 핵심은 자신의 몸 상태를 과학적으로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교수는 "혈관 질환은 '좋다 혹은 나쁘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으며, 정확한 데이터 확인과 그에 걸맞은 생활 습관의 배합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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